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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열, 김영리

ART CHOSUN과 TV CHOSUN이 공동 주최하는 오세열(b.1945ㅡ) 과 김영리(b.1959ㅡ) 의 개인전이 2022년 6월23일부터 7월 23일까지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회화를 통해 작품세계를확장하며, 독창적인 화법과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한 두 작가와 그 작품 본연을 집중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전시를 위한 작위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작가 이름과 공란으로 비워 놓은 괄호 기호(블랭크)를 통해 확장된 해석을 유도하고자 했다. 본 전시에서는 두 작가의 신작 40여 점을 비롯해 전시를 위해 제작된 작업에 대한 진솔하고 깊이 있는 인터뷰 영상과 사진 아카이빙을 함께 선보인다.

오세열은 캔버스 위에 두텁게 쌓아 올린 물감층을 다양한 재료로 긁어내고 문질러 작업한다. 캔버스 위에서 행하는 오세열의 성찰은 작업에 상처를 내고 아물기를 반복하면서 깊이 있는 색감과 시간의 흔적이 만들어낸 단단한 밑바탕으로 거듭난다. 그 위에 오세열은 1부터 10까지 연속된 숫자를 빼곡히 화면에 채워 삶의 희로애락을 담는 한편, 어린아이의 그림과 같은 자유분방한 필치의 도상으로 순수한 감수성을 자아낸다. 또한 생활 속에서 발견한 텍스트와 작고 하찮게 여겨질 수 있는 오브제에 작가의 숨을 불어넣어 캔버스 위에 콜라주하고, 보는이에게 암호와 같은 단서들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오세열의 은유적 기호들은 완전해 보이지 않는 도상들과 함께 장난스럽게 배치되어 다양한 의미를 파생한다. 작품에 제목을 명명하지 않는 오세열은 관람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자유를 부여하며, 오래된 기억과 내면에 깊숙이 내재한 자아를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오세열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한 20여 점의 신작과 함께 작업의 근간을 마련한 1970-80년대 대표작을함께 선보인다. 오세열의 작업 중 유일하게 제목이 있는 <다락방>(1975)은 한국미술대상전(1976)에서 최고상을 받은 바 있다.

김영리는 색분할과 원형 픽셀의 반복적 형태를 캔버스에 구현하며 그 속에서 유기적 형상을 찾아간다. 색을 통해 얻는 에너지와 단순화된 형태에서 오는 유희, 그리고 그것을 반복해 그리는 즐거움 속에서 그는 내면의 의식에 귀 기울이고 삶을 성찰한다. 김영리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하며 다양한 매체를 접했고,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회화 작업을 지속했다. 당시 동양화와 서양화의 접점을 찾고자 했던 김영리는 템페라 Tempera를 통해 발현되는 독특한 색감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작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된 김영리의 추상 연작《인 In》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작가 자신의 내면에 들어가 몰입하고, 붓끝으로 캔버스 위를 유영하며 나타나는 형상과 빛을 표현해 왔다. 촘촘히 이어지는 반복적인 형태는 결국 각기 다른 형태를 지님과 동시에 하나로 연결돼 생명력을 가지며 계속해서 새로운 형상을 만들고 변화한다.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단순히 회화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그치지 않고, 더불어 사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나선형 궤적 Helical Trace》으로부터 시작된 《공명 Resonance》연작을 비롯해 최초로선보이는《로프 Rope》연작까지 20여 점의 신작을 선보이며 더욱 강렬한 에너지와 울림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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