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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명 김성희 개인전
별을 잇다
전시 기간 2024. 10. 15(화) ─ 11. 2(토)
오 프 닝 2024. 10. 15(화) 오후 4시 ─ 6시
장 소 ART CHOSUN SPACE
서울시 세종대로21길 30 1층
화 ─ 토, 오전 10시 - 오후 6시
입 장 료 무료
혜명 김성희(Hemyeong, Kim, Seong Heui, b. 1963)의 개인전 《별을 잇다》가 10월 15일부터 11월 2일까지 광화문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별 난 이야기’ 연작을 포함한 신작과 근작 30여 점이 전시된다. 2018년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Transparenter》에서는 점과 선이라는 회화의 기본 요소로 밤하늘의 성좌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형상을 이루는 작품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그 기반 위에 꽃과 색을 더하거나 굵고 자유로운 수묵선을 활용해 작가의 새로운 내적 성찰과 현대적 해석을 반영, 삶의 방향성을 다시금 탐구할 수 있게 한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관장(2014~2016)과 서울대 미술대 학장(2021~2023)을 역임한 혜명은 현재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세계 3대 경매사 중 하나인 영국 본햄스(Bonhams)의 런던 메이페어(Mayfair)본사에서 초대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혜명(Hemyeong)은 김성희의 호다.
혜명은 전통적인 수묵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별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인간의 지향과 욕망을 작품 속에 담아낸다. 《별을 잇다》라는 전시명처럼 미색 한지 위에서 반짝이는 다채로운 별들은 서로 연결되어 별자리를 이루고 인간의 꿈과 열망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일정한 굵기의 수묵선은 전통적 형식을 따르면서도 자연스럽고 유려한 흐름으로 작품에 생동감을 더한다. 이 선을 긋는 행위는 단순한 그리기를 넘어 존재에 대한 현실 인식의 표현으로, 작가는 이러한 필법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의식을 화면에 담아내며 생명의 본질과 인간 존재에 대해 고찰한다.
혜명은 재료의 물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연스러운 흐름을 중시한다. 한지에 아교 점을 찍어 작은 원형의 점들을 형성하고, 이는 이후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교 점 위에 가해진 먹은 한지에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얼룩을 만든다. 작가는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제어하기보다는 재료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어지는 자연스러운 효과를 중시한다. 또한, 다양한 수묵선들을 활용하는데, 필세의 변화 없는 일정한 칠선묘를 쓰거나, 압착이 강하거나 떨림이 있는 등 필세의 변화를 동반하는 선들을 구사하고 있다. 일부 작품에서는 채색 물감과 금분을 사용해 꽃이나 귀걸이 등의 세밀한 부분을 표현하며 영원성과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꽃과 색의 활용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작가는 이전보다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며 벚꽃과 아카시아 같은 꽃의 짧고도 찬란한 순간을 포착해 인생의 무상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그려냈다. 굵고 힘찬 붓 자국이 돋보이는 작품에서는 뵈테(Boὁtes) 별자리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 별자리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농부나 쟁기꾼을 상징한다. 혜명은 이를 현대인의 삶과 연결하여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는 모습을 표현한다. 작품 속 뵈테 별자리는 치열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꿈과 욕망을 끝없이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현재 자신이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있는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은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별들을 이어 상상 속 그림을 그려 그 속에 자신의 소망과 미래를 투영하곤 했다. 서로 연결되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별자리들은, 다시 그것을 상상하고 소망한 사람들을 형성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별과 인간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장면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혜명의 작품 속 선과 별은 우리 존재의 형성과 지향 그리고 생명력을 대변하며 이번 전시는 별과 인간, 그리고 삶을 잇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한편, 오는 10월 파리에서는 혜명의 첫 디지털 아트 전시가 서울 전시와 동시에 개최된다. 서울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는 실제 작품을, 파리의 ArtVerse Gallery에서는 같은 작품을 디지털 형식으로 선보인다. 두 전시 공간에서 동일한 작품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시되어 전통과 기술, 동양과 서양을 잇는 예술적 교차점을 보여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