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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ung Lee (b. 1959 -)
김영리 작가는 동양과 서양 회화의 경계를 탐색하며, 원형 픽셀과 색의 반복을 통해 깊이 있는 내면 세계를 직조한다. 그의 작품은 템페라 기법 특유의 단단하고 강렬한 색감을 바탕으로, 치밀한 색 분할과 반복적 패턴이 얽혀 유기적 생명력을 발산한다. 특히 ‘로프 시리즈’에서 돋보이는 길게 뻗어나가는 곡선의 궤적은 캔버스 속에서 다층적 공간감을 창출하며, 한편으로는 삶의 연속성과 내면의 흐름을 상징하는 형상으로 기능한다. 김 작가의 화면에서 원형 픽셀들은 개별적 존재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생동하는데, 이는 자연 속에서의 인간 존재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회화의 근본 요소인 색과 형태에 천착한 그의 작품은 일상적 반복과 의식의 흐름 속에서 빛의 울림과 미묘한 긴장감을 구현하며, 관람자에게 명징한 시각적 에너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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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없는 전시… ‘오세열’‧‘김영리’ 개인전 동시 개최
다소 독특한 전시타이틀 표기법에 무슨 뜻인지 싶어 고개를 갸우뚱하는 관람객도 더러 있다. 이에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혜리 아트조선스페이스 큐레이터는 “통상적으로 작가 이름 옆에 전시명이 표기되기 마련이지만, 이번 전시는 그 자리를 소괄호로 표기함으로써 작위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독창적인 화법과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한 두 작가와 그 작품 본연에 온전히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공간에서 두 작가의 개인전이 각각 개최되는 형태로, 작가 2인 서로 다른 고유의 작업 세계를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자리다. 특유의 자유롭고 은유적인 필치의 회화로 국내외에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지닌 오세열의 미공개 최신작을 비롯해 원형 픽셀을 조형언어로 삼아 색이 지닌 힘을 찬미하는 김영리의 최신 시리즈 등 총 40여 점이 내걸렸다.
무수한 컬러의 향연… 빛이 보석처럼 내려앉은 ‘김영리’의 회화
무수한 작은 구슬이 알알이 모여 물비늘처럼 고요히 일렁이는 환시를 일으킨다. 김영리(63)의 화면은 아른거리는 잔물결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듯하다. 그의 그림에서는 기하학 문양들이 리드미컬하게 반복되며 조화와 아울러 긴장을 자아낸다. 수많은 원형이 오밀조밀 모여 있으나, 같은 형상은 없다는 것이 꼭 우리네 인간사와 다를 바 없다. 작은 점과 같은 이들 동그라미 하나하나는 각자 독립된 객체로서 존재하지만 또 동시에 서로 연결돼 이어지며 마치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연상한다.
본디 구상화 작업을 이어왔던 작가는 자기 내면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며 점차 해체되고 단순화된 형상을 추구하며, 회화의 기본 요소인 색과 형태만을 살려 프리즘처럼 컬러풀하고 생명력 넘치는 단색의 추상화면을 구현하게 됐다. 인간의 정신세계와 같은 형이상학적 주제를 간소화된 조형 언어로써 풀어내고자 한 작가는 원형 픽셀 형태를 채택해 이를 화면 빼곡히 채우는 행위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