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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현, 사색세계

아트조선은 두번째 개관 특별 기획전으로 한국 근대화단의 대표 여성 미술가 우향 박래현(1920-1976)의 대규모 회고전 《박래현, 사색세계》를 2022년 3월 4일부터 4월 23일까지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최한다. 1959년 조선일보에 게재된 박래현의 에세이를 통해 재구성한 이번 전시는 ‘생동하다’,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1-2부에 나누어 각각 박래현의 작품세계를 돌아보는 자리이다.이번 전시는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대대적인 회고전 이후 선보이는 첫 전시로, 초기 대작부터 대표적인 추상 연작, 그리고 미공개작품까지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959년 4월, 박래현은 경복궁미술관에서 열린 《제3회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 출품하며 조선일보에 자신의 에세이 <봄이면 생각나는일, 삶과 마주 섰던 계절>를 기고했다. 모두가 생명의 소생을 기다리는 봄은 박래현에게 8.15 해방이전 수개월간 되풀이되는 혼란의 계절이었다. 에세이를 통해 박래현은 지난 몇 년간 봄을 상기하며 식민국가의 운명 속에서 마음의 어두운 흔적과 불안한 감정을 더듬어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국의 봄은 아름다웠다고 회상했다. 박래현의 작가로서의 삶 또한 이러한 봄날과 같았다. 박래현은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동양회화의 확장을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추상화, 태피스트리, 판화를 연구하며 재료와 기법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쉼없이 연구했다. 김기창의 아내이자 네 아이의 어머니라는 여성의 굴레 안에서, 작업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역할과 전통적 관념을 뛰어 넘고자 숫한 봄을 치열하게 견뎌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했기에 박래현의 작품은 더욱 찬란하게 피어날 수 있었다.

박래현의 사색세계 1부《생동하다(Vibrant with Life)》에서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전통회화의 현대화를 모색했던 초기 채색화와 드로잉을 통해 생동하는 시대의 면면을 표현한 독창적인 화풍을 살펴본다.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총독상을 수상한 대표작 <단장>, 대한 미협 대통령상 수상작 <이른아침>과 함께, 시대와 역사 속 감정을 회화로 풀어내며 추상회화의 단초가 된 <잊혀진 역사 중에서>가 한자리에 공개된다. 또한 2부《피어나다(In Bloom)》에서는‘맷방석’, ‘엽전’시리즈로 회자되는 대표 추상 연작과 더불어 작가의 실험적 면모를 보여주는 태피스트리, 콜라주, 그리고 다년간 몰두했던 판화 작업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래현이 마주했던 작업에 대한 고뇌와 시대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을 함께 되짚어보는 한편, 이를 통해 탄생한 박래현의 수작들을 60년이 지난 오늘날 따뜻한 시선으로 사색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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