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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 몽타쥬: 모든 동화에는 근사한 악당이 필요해



박기웅은 배우이자 화가로서, 그의 예술적 표현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선다.


지난 《48빌런즈》 전시에서 도상 자체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전시 《몽타쥬》에서는 도상이 해체되고 매체 또한 다양해졌다. 이는 도상 너머의 또 다른 이야기의 서막이자, 박기웅 자신이 작가로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러 시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핸드페인팅의 흔적이다. 그는 배우로서 연기하듯 자신의 감정을 손의 감각으로 직접 전달하고자 한다. 이는 브러시를 통한 간접 전달을 넘어, 손의 감각을 이용한 핸드페인팅으로 작품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이루려는 독특한 접근 방식이다.


이번 전시에서 박기웅은 《48빌런즈》에서 보여주었던 도상 중심의 표현을 넘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속 빌런 캐릭터를 통해 편견과 이분법적 사고를 탐구한다.


우리는 흔히 주인공을 선의 캐릭터, 빌런을 악의 캐릭터로 이분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박기웅은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의 모순을 드러내고자 한다. 예를 들어, 영화나 매체에서 살인자인 주인공이 당위성을 획득하며 긍정적인 역할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박기웅은 이러한 모순을 통해 빌런 캐릭터를 단순히 악의 상징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그 이면의 이야기를 조명하고자 한다.

박기웅의 작품에서는 주인공과 조연의 경계가 해체된다.


관객들은 작품을 통해 해당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제목과 주인공을 떠올리지만, 정작 박기웅이 그린 작품의 주인공의 이름은 인지하지 못한다. 이는 작가가 도상을 단순한 매개체로 사용하여, 도상 너머의 깊은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한다. 박기웅의 새로운 전시 《몽타쥬》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사회적 편견과 고정된 관념을 비판적으로 드러내지만, 직접적이지 않고 보는 이들에게 여지를 준다. 그는 감각을 통한 직접적 감정을 전달하며, 표상을 넘어서는 이야기로 관객들과 소통한다. 박기웅의 미학적 탐구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든다. 그의 작품은 편견을 넘어선 사유의 지점을 관객들에게 울림과 동시에 파면(波面) - 반향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다.


박기웅의 작품 세계의 철학적 통찰은 인간 조건의 복잡성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의 개인의 역할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작가는 자신을 앞에 두고 끊임없이 물었다.


‘나는 누구인가?’ 이 존재의 의미에 관한 물음은 그 무엇보다도 간절했다.


무엇인가를 찾고 싶었다. 그것은 잘 그려진 도상들 너머의 그 무엇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작품 전시들을 고사하고 작업실에 몰두하여 미술에 대한 절실함과 진지함, 그리고 작가로서 넘어야 할 과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그럴수록 기본기와 뎃생력, 구상력에 집중했다. 또한 미술사, 철학, 재료 및 색채연구, 그리고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며 껍데기가 아닌 미술의 절실함을 배워 나간 철저한 고립의 시간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물성의 연구와 표상을 넘어서는 감성적, 직관적 이해를 담은 은유적인 흔적들을 작품에 반영하려 노력했다.

박기웅의 《몽타쥬》 전시는 이러한 예술적 탐구와 성찰의 결과물로서, 그의 예술적 진화와 깊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계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도상의 재현을 넘어서, 해체된 사유와 그 이면의 인간적, 사회적, 철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관객들은 박기웅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성찰을 경험할 것이며, 그의 예술 세계의 복잡성과 깊이를 더욱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는 이러한 철학적 기반 위에 서서, 개인의 감정과 경험을 예술로 풀어내며,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해 우리에게 되묻는다. 그는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사고를 자극하며,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낸다.


박기웅의 전시 《몽타쥬》는 우리의 고정된 관념과 편견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결국, 박기웅의 작품은 "인간 조건"의 복잡성을 담고 있다. 이로써 그의 예술은 단순한 도상의 재현이 아닌 해체된 사유, 그 이면의 인간적, 사회적, 철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당위성을 획득한다. 그의 작품은 생각의 확장을 요구한다. 이 전시는 그의 예술적 여정의 또 다른 중요한 단계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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